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이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ADMAF)과 공동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전 《Layered Medium: We Are in Open Circuits》이 5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아부다비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Manarat Al Saadiyat)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작가 29인의
작품 48점을 선보이며,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에서 열린 한국 동시대미술 전시 중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아부다비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Manarat Al Saadiyat) 전경 / © Propertyfinder

아부다비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Manarat Al Saadiyat) 내부모습 / Propertyfinder
전시의 핵심 개념은 백남준이 제시한 “열린 회로(open circuits)”이다. 이는 기술적 네트워크를 넘어서 예술, 인간, 시대 간의 유기적 상호작용과 연결성을 의미하며, 전시 전체를 아우르는
철학적 토대로 작용한다.
4개 섹션으로 구성된 한국 동시대미술의 다층적 조망
이번 전시는 한국 동시대미술의 60여 년에 걸친 실험과 전개를 네 개의 주제 섹션으로 나누어 조망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여경환 큐레이터와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의 마야 엘 칼릴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을 맡았다.
1부: 신체, 공간, 그리고 시선의 전환
1960~70년대 실험미술을 중심으로 시각 경험의 확장을 조명한다. 이강소의 <페인팅 78-1>(1977),
박현기의 (1979)과
<물 기울기>(1979), 백남준의 <자화상>(1998) 등이 포함되며, 지각과 장소, 신체 간의 관계를 실험적으로 탐구한다.어항>

2부: 몸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다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2007), 오민의 <연습곡의 연습곡>(2018), 이불의 <무제>(2006)는 신체를 통해 매체와 감각의 확장을 시도하며, 문화적
맥락 속에서 몸의 재현을 다층적으로 해석한다.

이건용, 〈장소의 논리〉, 1975년 퍼포먼스, 2019년 프린트, C-프린트, 49 × 49 cm(×4개), ed.3/12,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 서울시립미술관제공

이불, 〈무제〉, 2006, 니켈 크롬 와이어에 크리스털, 유리, 아크릴 비즈, 스테인리스 스틸 골조, 320 × 62 × 32 cm,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사진: 김상태 / 서울시립미술관제공
3부: 기억과 정체성, 예술적 재구성
전소정의 <먼저
온 미래>(2015)와 <그린 스크린>(2021), 권하윤의 <구보, 경성방랑>(2021) 등은 역사적 기억과 시공간을 새로운 시각언어로
재구성한다. 실제와 허구, 개인과 집단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을 드러낸다.

전소정, 〈먼저 온 미래〉,2015,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스테레오), 10분8초, ed.1/5,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4부: 네트워크로서의 도시, 연결된 풍경
임민욱의〈S.O.S. – 채택된 불일치〉(2009)는 서울을 따라 흐르는 한강의 풍경을 영상적 항해로 담아내고,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 시뮬레이션>(2022)은 가상 도시에서의 감각적 노동과 알고리즘 통제의 현실을 반영한다.

임민욱, 〈S.O.S.-채택된 불일치〉, 2009, 퍼포먼스 기록 영상; 3채널 비디오(HD), 컬러, 사운드, 11분, ed.3/8,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문화외교와 협력의
새로운 모델 제시
이번 전시는 2024년
체결된 서울시립미술관과 ADMAF 간 3년 장기 파트너십의
첫 결실이다. 양 기관은 공동 커미션, 작가 레지던시, 담론 교류를 통해 동시대미술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아부다비는 세계화와 도시화가 교차하는 문화적 지점을 품고 있는 도시”라며 “서울시립미술관이 수십 년간 구축해온 한국 동시대미술의 흐름이 새로운 해석과 만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ADMAF 설립자인 후다 이브라힘 알 카미스-카누(H.E. Huda Ibrahim Al Khamis-Kanoo)는 “이번
전시는 GCC 지역은 물론 새로운 관객에게 한국미술을 소개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문화협력과 문화외교의 이상을 실현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공공 프로그램 ‘Layered Dialogues’도 함께 진행
전시와 연계된 공공 프로그램 “Layered Dialogues”에서는 작가 권병준, 최고은 등이
참여하는 패널 토론과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된다. UAE 현지 예술가 및 이론가들도 함께하며, 아부다비라는 문화적 맥락에서 한국미술을 조명하는 다층적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
참여 작가
백남준, 김구림, 박현기, 이건용, 이강소, 박이소, 홍승혜, 정서영, 이불, 임민욱, 문경원 & 전준호, 권병준, 양혜규, 이슬기, 홍영인, 김성환, 오민, 강서경, 김아영, 권하윤, 전소정, 최고은, 전혜주, 우한나, 람한, 구기정, 황선정, 이목하
"Layered
Medium: We Are in Open Circuits"
기간: 2025년 5월 16일 – 6월 30일
장소: 마나라트 알 사디야트, 아부다비
주최: 서울시립미술관 × 아부다비음악예술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