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 장소별 그래픽 아이덴티티, 2025. 디자인: 논플레이스 스튜디오. ©서울시립미술관

오는 8월 26일 개막을 앞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의 영화, 음악, 극장 프로그램이 공개되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소개될 두 가지 영화 프로그램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프리즈 필름 서울 2025)은 영화의 영적이고 선견적인 차원을 탐구하며, 스크린에 투영된 빛과 그림자가 실질적인 기억과 경험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시간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사전프로그램 "야나리(家鳴): 집 흔들기", '영혼의 기술' (일본 도쿄사진미술관, 2025.05.31 - 06.01) 사진: 구로다 나츠키. ©0-3A Society for the Curatorial, Tokyo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와 공동 주최하는 영화 프로그램은 네 가지 주제 ‘망자와의 대화’, ‘조상들의 숨결’, ‘프시케와 스크린’, ‘일상 속 신비주의’로 구성된 영화 스물한 편을 소개한다.
 
본 프로그램에 초대된 영화들은 영화와 서사 체험의 본질을 탐색하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켄 맥멀런, 실험영화에서 자신만의 연출법을 증명했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과 이장호, 독립영화를 매개로 탈식민주의를 실천하는 트린 T. 민하 등 거장들의 주요 작품을 아우른다.  

9월에는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통해 서울시립미술관의 옥상 ‘세마휴’에서 영화 프로그램 ‘프리즈 필름 2025’를 개최한다. ‘조화’, ‘반환’, ‘교섭’, ‘각몽(覺夢)’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구성된 본 프로그램은 영적이고 신비적인 에너지가 일상의 삶에서 지각을 변화시키는 영화와 무빙 이미지에 주목한다.

제12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이것 역시 지도》 퍼포먼스 「열대 주파수(FT) 라디오」. 작가: 켄트 찬. DJ: Karllll, Ejo, NET GALA, Yuzo. 협력: 서울커뮤니티라디오, 마닐라 커뮤니티라디오, 오로코라디오. 서울시립미술관. 2023. 09. 21. 사진: 글림워커스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예술의 한 형태로서 음악 역시 청취자들을 신성이나 망자와 같은 인간 외 존재와 연결하며, 비가시성으로 향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실험 음악가 폴린 올리베로스(1932~2016)의 ‘딥 리스닝(깊이 듣기)’ 실천에서 영감을 받은 사운드 큐레이터 사나 알마제디는 내면세계와 외적 환경 사이의 다공적 경계를 탐구하는 사운드 아트와 실험 음악으로 구성된 사운드룸을 기획한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존재로서 낙원상가는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장으로, 사운드룸을 통해 비가시적인 차원을 향하는 포털로서 사운드 아트와 실험 음악을 소개한다. 음악, 사운드, 퍼포먼스 등 여러 장르의 예술가가 참여하는 본 프로그램은 무의식, 망자와 그 너머로부터 전해지는 청취의 차원을 탐구한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퍼포먼스 〈새로운 천재들의 위대한 원자폭탄 반사기 경험〉, 2025. 작가: ORTA(알렉산드라 모로조바와 루스템 베게노프). 사진: 누르타스 시세케노프. ©ORTA

한편, ORTA(알렉산드라 모로조바와 루스템 베게노프)는 연극적 SF 의례와 같은 퍼포먼스 작품 〈새로운 천재들의 위대한 원자폭탄 반사기 경험〉(2025)에서 신비주의, 공상과학, 참여형 예술 경험이 융합되어 변형의 장소를 선보인다. 

카자흐스탄의 화가이자 선지자였던 세르게이 칼미코프(1891-1967)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창작된 본 퍼포먼스는 칼미코프의 글, 장자 철학에 관한 관심, 원자폭탄 실험 생존자들의 증언을 결합하여 15,000개의 알루미늄 도시락통으로 구축한 몰입형 환경을 조성하고, 단계적 변형의 의식과 같은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퍼포먼스 〈새로운 천재들의 위대한 원자폭탄 반사기 경험〉, 2025. 작가: ORTA(알렉산드라 모로조바와 루스템 베게노프). 사진: 누르타스 시세케노프. ©ORTA

이번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미술뿐만 아니라 영화, 무빙 이미지, 음악, 연극,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여 의례로서 예술 경험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장이 될 것이다. 생과 사, 과거와 현재, 서울과 세계, 미술과 영화, 주류와 비주류, 시각과 청각 등 기존의 경계와 사유 체계를 가로지르는 실험적 시도는 예술 전문가와 애호가를 아우르는 ‘미술의 장’으로 모두의 관심이 모일 것이라 기대된다.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의 세부 내용은 전체 프로그램에 관한 세부 내용과 예약 안내는 비엔날레 웹사이트(mediacityseoul.kr)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