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팟 지와랑산, 〈The portrait of Asian Family No.2〉, 2025. 콜라주, 종이에 사진, 30.5 × 39 cm. ©작가 및 Sac Gallery

프리즈 서울 2025에서는 갤러리, 포커스 아시아, 마스터스 섹션에 걸쳐 다양한 솔로 프레젠테이션들이 펼쳐진다. 역사적으로 저명한 작가들의 커리어 전반을 조망하는 것은 물론, 신진 작가들의 신작 및 설치 작업까지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다.
 
전 세계 동시대 미술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10인의 솔로 프레젠테이션은, 아시아와 그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시선들로부터 출발해, 후기 자본주의의 파괴적인 충동과 퀴어 정체성, 재료와 기법에 얽힌 문화적 유산 등을 주제로 프리즈 서울의 보다 확장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쳉 치엔잉, 〈Squeeze〉, 2024. 종이에 잉크, 미네랄 안료, 은분. 78 × 114 cm ©쳉 치엔잉

부스 A14에서는 태국 작가 프라팟 지와랑산(Prapat Jiwarangsan | Sac 갤러리)의 대표 연작 ‘The Portrait of Asian Families’가 소개된다. 작가는 디지털 편집과 AI 기술과 콜라주, 직접 현상한 네거티브 필름과 콜라주 기법을 병행하고 있으며, 태국의 역사와 기억, 정치와 이주에 대해 다루면서, 이미지와 정체성 또한 조작되고 위조될 수 있는 매체임을 제시한다.
 
한편, 부스 A30에서는 대만 작가 쳉 치엔잉(Tseng Chien-Ying | Kiang Malingue)의 전통적인 기법과 현대적인 퀴어 감수성을 융합한 매력적인 작업이 소개된다. 쳉 치엔잉의 작업은 종이에 잉크와 미네랄 색소를 활용하여 정상과 비정상, 선과 악, 미와 추의 경계를 탐색한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활동 중인 화가 자데이 파도주티미(Jadé Fadojutimi | Taka Ishii Gallery)는 부스 A32에서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 드는 파도주티미의 회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 비디오 게임, 패션과 개인적인 기억 등의 다양한 문화적 레퍼런스를 중첩시키며,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과정을 내포한다.

정수진, 〈Brain Ocean〉, 2024. 리넨에 유화, 181 × 227 cm. ©이유진 갤러리 (스튜디오나무)

동서양을 넘나드는 경험을 작업에 녹여내는 작가 리엔 쯔엉(Lien Truong | Galerie Quynh)이 부스 B21에서 소개된다. 작가는 전쟁과 문화적 정체성을 사유하는 동시에, 전통 회화 기법과 옛 일본 직물을 포함한 동서양의 재료와 기법을 혼용하며 섬세하고도 연약한 아름다움을 구현해낸다.
 
부스 C13에서는 중국 작가 구 샤오핑(Gu Xiaoping | Leo Gallery) )의 ‘Gracefully Futile’이라는 개인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구 샤오핑의 작업은 서양의 색면 회화를 연상케 하지만, 실은 중국 전통의 먹선 측정 도구를 사용해 화선지나 린넨 위에 정밀한 선을 구현한 것으로, 반복과 일상의 행위로 축적되는 작업 과정을 통해 불교의 선(禪)에 대한 영성을 담아낸다.
 
한편, 부스 C18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수진(이유진 갤러리)의 회화 작품을 조명한다. 작가는 스스로 “괴물”이라 부르는 존재들이 점유하는 초자연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정체불명의 기이한 형상들은 무질서와 혼돈의 경계를 거쳐 작품 속 수많은 도상적 이미지들인 다차원적 생물로 전개되어 왔다.

임선구, 〈잡히지 못한 손〉, 2024. 종이에 흑연 및 혼합재료, 콜라주, 71x74cm. ©작가 및 드로잉룸 갤러리

F03에서는 일본 도쿄의 아트콜렉티브 사이드 코어(Side Core | Parcel)가 소개된다. 사이드코어는 2012년에 결성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도심 속 공간들, 거리미술과 스트리트 문화, 하수도처럼 비가시적인 인프라에 반응하는 장소 특정적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는 세라믹 작품부터 공사 자재로 구성된 조형물, 그리고 간판에서 착안한 회화 작품들을 공개한다.
 
한편, 부스 F06에서는 한국의 90년대생 젊은 작가 임선구(드로잉룸)를 소개한다. 임선구는 종이와 흑연, 폐자재를 활용하여, 과거의 기억을 ‘고정’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프리즈 서울에서는 철거된 할머니 집의 잔해를 활용한 설치 작품 〈The House in the Cabinet; Narrative under the Premise of Extinction〉을 공개한다.
 
또 다른 한국의 신진 작가 정유진(상히읗)은 도시와 사회의 ‘내장,’ 즉 내부를 노출시키거나 새로운 형태로 부서지는 미래의 폐허를 상상하는 설치 작품을 부스 F08에서 선보인다. 작가는 사변적 서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파괴된 공동체적 미래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질문한다.

정유진, 〈포춘 어스〉, 2022. 설치 전경, 2024 부산비엔날레. 스티로폼, 스테인리스 스틸 파이프, 스프레이 페인트, 에폭시 퍼티, 시멘트, 가변크기. ©작가 및 부산비엔날레

이미지를 조작하고 합성하는 작업으로 알려진 키프로스 출신 마리아 하사비(Maria Hassabi | The Breeder)는 The Breeder 갤러리 부스에서 솔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인다. 그녀의 작업은 사진, 조각, 퍼포먼스를 아우르며, 종종 거울과 금박 등의 반사 가능한 표면을 접목시킴으로써 비현실적이거나 반전된 자아를 표현한다.
 
솔로 프레젠테이션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프리즈 서울 홈페이지(https://www.friez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