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SeonSan: My Family’s Ancestral Mountain》 ©Space Willing N Dealing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임노식 작가의 개인전 《선산》을 5월 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임노식은 가족묘가 형성되어 있는 선산을 배경으로 개인적인 경험과 문화적인 배경, 그리고 농사 및 장례 등 부족 문화를 둘러싼 작가의 시선을 드러낸다.

홍익대학교 학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임노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대학원을 거치며, 작업 형식 자체에서 정통성에 바탕을 둔 재료와 매체에 익숙하지만 이를 ‘그리기’로서 아우르며 현재는 주로 유채 물감과 캔버스 등 일반적인 서양화 매체를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다.

그는 먹이 종이에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색감의 번짐과 일정 시간 동안 물을 머금는 성질 등을 캔버스에서 그 유사한 성격을 드러내는 방법론을 보여준다. 즉 물감이 마치 캔버스 화면에 스며들어 색이 그 빛을 자체적으로 발하는 듯한 환영을 경험하게 하는데, 이는 비가시적인 시간과 공간의 틈에서 인식되는 시각적 경험을 유도하듯 아련하고 신비로운 감각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임노식이 드러내는 회화 이미지의 과정은 물리적, 시간적 ‘거리’와 관련한다. 대상과 대상 사이의 거리를 드러내기 위해 그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인식하고 이를 포착해야 한다. 대상은 공간 안에서 겹쳐지고 엉키고 모호한 흔적처럼 드러난다. 시간은 직접 본 것을 기억으로 남기게 한다. 선명했던 모습은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억을 희미하게 만들며 그 형태가 흐려지며 인식 가능한 기호처럼 남겨지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삶의 전승적 형태를 소재로 한 서사와 작가 특유의 몽환적인 이미지가 교차하는 회화 작업은 긴 시간 계승되어온 전통과 현존하는 환경과 그 실천의 모습이 동시대 속에서 기호화된 인식체계로서 드러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다. 나아가 현재의 모습이 과거 시간의 결과인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고 있음을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