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igment Compound》 ©P21

P21은 단체전 《Pigment Compound》을 9월 20일까지 개최한다. 본 전시는 국내외 10인의 작가들이 화장품 소비 문화라는 물질적 세계와 맺는 관계를 조망한다.

아울러, 키아프·프리즈 서울 2025 기간에 맞춰 개최된 본 전시에서는 세계적인 작가부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인까지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of 《Pigment Compound》 ©P21

지난 40년에 걸쳐온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화장품과 메이크업이 지닌 정서적 강도를 조명하고, 신체와 피부, 정신이 소비재 시장의 팽창 속에서 어떻게 은유적으로 재구성되는지를 드러낸다.

이 전시는 아름다움에 대한 단순한 표현을 회피하면서, 심리적이고 감각적이며 물질주의적인—파우더, 로션, 스프레이, 플라스틱 포장재 등으로 이루어진—미학을 제시한다. 참여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업들은 이제 모두가 화학적 자기 계발의 체제에 편입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심지어는 우리의 어머니들 (유해나), 정치인들 (사이먼 후지와라), 그리고 예술가들조차도.


Installation view of 《Pigment Compound》 ©P21

산업 시대 화장품의 물질적 혁신은 회화에서의 물감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혁신을 이뤄냈고, 작가들은 이 매혹적인 안료를 직접 사용하거나(안나 멍크, 파멜라 로젠크란츠), 혹은 잠재적으로 환기시키는 방식을 택한다(박성소영).

감각적인 플라스틱 케이스와 정교하게 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외피로 구성된 뷰티 상품의 포장은, 강렬한 상품 숭배의 대상이 된다(다이앤 세버린 응우옌). 우리의 시각문화와 의식 속에서, 소비재는 종종 말 그대로, 혹은 심리적으로 몸과 피부를 대체한다(최하늘, 김주영).

오늘날 화장품은 어디에나 있고, 모든 형태로 존재하며, 모든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자처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소비주의적 딜레마는 몸에 아주 가까이, 가장 구체적인 물질성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뷰티 자본주의는 피부 표피를 우리의 모든 성취와 열망, 두려움과 수치심이 펼쳐지는 무대로 만든다.

참여 작가: 최하늘, 실비 플뢰리, 산야 이베코비치, 유해나, 사이먼 후지와라, 안나 멍크, 파멜라 로젠크란츠, 박성소영, 다이앤 세버린 응우옌, 김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