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Cast》 ©Amado Art Space

아마도예술공간은 제2회 아마도작가상 수상자 강동주의 개인전 《Cast》를 9월 7일까지 진행한다.

강동주는 누구의 눈에든 쉽게 스쳐갈 법한 광경들을 빛과 어둠을 거푸집 삼아 흑백의 면으로 옮겨왔다. 특히 작가는 시공간과 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대상을 반복적으로 관찰-감각하고, 시간공이 어린 대상의 표면에 물질을 면을 접촉하고 호응시키는 직간접적 프로타주 또는 판화적 기법이 적용된 전사 과정을 진행한다.

작가의 이러한 방법론은 필사라는 문학적 방법론을 경유해 설명된 바 있듯, 시공간을 작가의 신체라는 장소와 그의 옮겨냄이라는 행위의 시간 속에서 낱낱이 감각하고 현재화하는 수행이다. 《Cast》에서도 작가의 ‘수행’이 통과해내는 시공간과 그 장면의 속성은 유사하다.

이번엔 달 표면이나 유성우, 은하 등 우리가 직접 마주할 순 없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거리를 거쳐 빛과 어두움으로 전해져 온 공간을 다루기도 한다. 가시영역을 넘어 먼 시공간을 응시하려는 오랜 의지가 연장되어 마침내 마주친 이 장면들을, 작가 역시 긴 호흡으로 지켜보며 옮겨냄의 행위와 작가의 신체라는 스스로의 시공간으로 거쳐낸다.
그러나 이번엔 그의 신체와 행위 외에, 옮겨냄의 과정에 개입하는 ‘또 다른’ 시공간이 등장한다. 시아노타입 기법이 적용되어 전사된 푸른 장면들이 그 물질적 증거다. 작가는 이미지의 드러남을 빛과 어둠, 시간과 공간이 필연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자신의 옮겨냄에 맞댄다. 날이 어두워지면 옮겨질 시공간은 더 밝게(하얗게) 흐려지고, 반대의 경우엔 더 어둡게(푸르게) 선명해진다.

옮김의 시간이 흐르는 장소의 채광 조건이 바뀌어도, 혹은 계절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장소의 사물들이 움직여 빛을 가리거나 빛에 길을 내준다면, 그 변화 역시도 푸르거나 흰 흔적을 남긴다. 작가의 수행에서 대상이자 조건이었던 어둠과 빛, 낮과 밤, 계절과 시공간은 이제 스스로를 틀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