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egue Yang, Pale Paradisaeidae Humming Soul Sheet – Mesmerizing Mesh #243 (detail), 2024. Hanji, washi and origami paper on alu-dibond, 92 × 62 cm. Courtesy: Kukje Gallery. Photo: © Haegue Yang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개인전 《양혜규: 얇은 도약의 나날들》이 9월 7일까지 토토빌딩에서 개최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인 종로구 연건동에 위치한 토토빌딩은 지난 십여 년 간 작가의 스튜디오였던 곳이기도 하다.

《양혜규: 얇은 도약의 나날들》은 2021년에 첫 선을 보인 평면 작업 ‘황홀망恍惚網 Mesmerizing Mesh’ 연작을 중심으로, 변천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관련 도서들과 미공개 소형 조각들이 함께 전시된다.

Installation view of 《Haegue Yang: Leap Year》 (Kunsthal Rotterdam, the Netherlands, 2025) Photo: Marco De Swart. © Haegue Yang

황홀망’은 다양한 문화권의 제의적 의례에 대한작가의 오랜 천착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연작이 거듭됨에 따라 작가는 종이라는 재료 자체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지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재료인 한편 무속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 의례에도 등장한다. 얇고 미약하지만 문명사적 의의와 영적 의미를 동시에 품으며, 접히고, 오려지고, 눌려서 얇은 표면을 구성한다.

양혜규 스튜디오는 그간 이곳에서 복합적인 서사와 모티브를 압축하며 납작한 표면의 무한한 공간성을 탐구해왔다. 작품 제작과 생활의 공간이었던 스튜디오는 집약적 진화를 거듭해온 〈황홀망〉 연작을 반추하는 ‘전시’라는 소임을 잠시 부여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