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he Garden of the Black Rainbow》 ©Kim Chong Yung Museum

김종영미술관은 김미현 작가의 개인전 《검은 무지개가 뜬 정원》을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본 전시는 일생을 미술교육에 헌신한 한국 추상 조각의 선구자 김종영(1915–1982)의 예술 정신을 잇고자 매년 젊은 작가를 선정하여 소개하는 전시 프로그램 《CREATIVE YOUNG ARTIST: 창작지원작가展》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올해 창작지원작가로 선정된 김미현 작가의 작품은 초기 다운증후군의 몸, 샴쌍둥이에서부터 비너스 시리즈까지 괴이함의 매력이 인상적이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하는 점은 “김미현 작가는 어떠한 방식으로 자기만의 그로테스크를 완성하는가?”이다.

Installation view of 《The Garden of the Black Rainbow》 ©Kim Chong Yung Museum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 속에는 기괴한 형상, 질서와 균형에서 벗어난 형상들이 뒤엉켜 교배되고 있다. 동물의 뼈마디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들은 유연한 꽃잎 같으면서도 가시처럼도 보이며, 이 작은 조각들은 서로 연결되어 마치 식물의 줄기처럼 휘어지고 동물의 촉수처럼 다시 뻗어 나간다.

마치 샹들리에나 유럽 공원에서 볼 법한 바로크식 조형물처럼 장식한 그녀의 조각은 마치 고전주의 시대의 그로테스크가 그랬던 것처럼 작품 안에서 조각과 장식의 역사적, 제도적, 위계적 차이를 그로테스크적 방식으로 전복한다. 섬세한 도자 기법으로 다듬어진 작은 조각들은 매끈하고 기품 있는 빛깔을 내며, 완결된 전체는 화려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Installation view of 《The Garden of the Black Rainbow》 ©Kim Chong Yung Museum

작품은 아름다운 것과 기괴한 것, 선한 것과 추악한 것 정상과 비정상, 사랑과 폭력, 지배와 순응, 진실과 거짓, 대지를 활개치는 동물의 필멸과 그 밑에서 보이지 않지만 끝없이 뻗어나가는 식물의 불멸, 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분열된 세계의 온갖 것들의 혼종체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는 예술의 또 다른 면과 마주하며, 아름답고도 추악한 삶의 진실과 우리가 경험했던 삶의 모습을 다른 방식과 각도에서 다시금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