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Boundaries of Epoché》 ©Photo Art
뮤지엄한미는 〈24/25 MH Talent Portfolio〉를 통해
선정된 양승원의 개인전 《경계의 에포케》를 7월 20일까지
삼청별관에서 개최한다.
〈MH Talent Portfolio〉는 사진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30~40대 작가들과 협업하는 프로그램으로,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
작가 6인에게 개인전, 2인전, 해외 리뷰 및 사진집 출간 중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에 매칭하고 진행한다.

Installation view of 《Boundaries of Epoché》 ©Photo Art
올해 개인전 작가로 선정된 양승원은 사진과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해 합성, 랜더링, 입체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지의 변형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실재와
가상,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이라는 매체가 지닌 고정성이나
객관성의 환상을 걷어내고, 그 유동성과 가변성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로 구현하고자 한다.
전시 제목 《경계의 에포케》는 판단을 보류하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현상학적 개념 ‘에포케(epoché)’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경계’를 고정된
선이 아닌, 실재와 비실재, 변화 이전과 이후를 넘나드는
흐름의 상태로 정의하며, 사진과 이미지에 대한 특정한 판단을 잠시 멈추고 그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길
제안한다. 이러한 경계는 작가의 사진 작업의 출발점이 되는 개인의 ‘기억’과도 연결된다.

Installation view of 《Boundaries of Epoché》 ©Photo Art
기억은 사회적 경험과 외부 환경에 따라 지속되거나 변형되며, 때론
망각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유동성을, 환경에 따라 상태가
바뀌는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시각화한다. 흐르고, 담기고, 멈추는
물의 속성은 곧, 끊임없이 형성되고 재조합되는 기억과 이미지의 메커니즘을 은유한다.
양승원은 알루미늄 패널 위에 프린트한 물의 이미지를 손으로 구기고 물리적으로 변형시켜, 사진이 입체 오브제로 전환되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이
입체 이미지와 공간 사이를 유영하며, 기억과 이미지의 유동성을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