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화미술관은 단체전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를 6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 몸이 딛고 살아가는 세계의 다양한 면모를 맞닥뜨리게 한다. 인간이
살아가며 쌓아온 지식과 관습, 다층적인 체계를 거쳐온 세계는 복잡다단하다. 여러 레이어가 겹쳐 눈 앞에 펼쳐진 세계인 현실(reality)은
그 자체로 실재(the Real)해서 나타난 것은 아니며, 나아가
세계는 허상과 허구, 비이성과 비논리가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현실 도처의 사방에 숨겨져 있거나 홀연히 포착되는 시각적 기호, 상징과
이미지는 동시대 작가들의 소화를 거쳐 이번 전시에 뒤섞이고, 현실 세계와 닮음과 차이 그 경계를 오가며
사유의 틈을 벌린다.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에서 시도하려는 것은
세계의 모호함, 그 분절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상태를 그려보는 것이다. 현실의 복합적인 층위는 작가들마다의 다른 상상으로 느슨하게 풀린다. 국내
작가 김명범, 심래정, 안지산, 이빈소연, 장성은, 천경우, 한선우와 해외 작가 이시 우드, 로르 프루보, 파이퍼 뱅스의 작업을 마주하며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탐구한 세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른 세계와 만나는 언어와 감각은 어떠한 방식으로 결부되고 와해할 수 있을지 그 실마리를 찾아보길
제안한다. 일상에 틈을 파고드는 순간을 기대하며 이를 전시의 부제로 달았다. 우리의 반복적인 생활 가운데 해제의 순간은 깃들어 있다. 잠을 자려고, 몸을 씻으려고, 이동하려고 하는 와중에 현실을 드리우고 재구성할
초월적 힘이 고개를 내민다.

예기치 않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행위와 장소 가운데 우리는 다른 유영하는 세계를 향할 가능성을 안는다. 《유영하는 세계: Bed, Bath, Bus》에서 서로 간에 침투하는
이미지들은 현실의 복잡한 지형을 넘나들고 새로운 감각과 사유로 우리를 이끈다. 이번 전시는 정해진 현실의
위계 가운데에서 잠시 이탈하고 배격되어 이를 가로지르며 자유로운 상상을 펼치길 기대한다.
참여작가: 김명범, 심래정, 안지산, 이빈소연, 장성은, 천경우, 한선우, 이시 우드(Issy Wood),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 파이퍼 뱅스(Piper Ba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