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Shed / Courtesy of The Shed
미디어아티스트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온 문경원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감각과 언어를 회화로 옮겨 담았다. 오는 5월 7일부터 11일까지 뉴욕의 문화 복합공간 더 쉐드(The Shed)에서 열리는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뉴욕 2025’에서 신작 연작 ‘소프트 커튼(Soft Curtain)’ 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문경원, 〈소프트 커튼_나무 I〉_2024_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_140 × 140 cm / 갤러리현대제공
그간 전준호 작가와 공동작업을 통해 다수의 미디어 설치 및
영상 프로젝트를 전개해온 문경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단독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행사에 문경원의 개인 부스를 마련하고, 총 9점의 신작
회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문경원의 이번 연작은 단순한 매체의 전환을 넘어, 작가 개인의 내면적 변화를 반영하는 시각적 탐구의 결과물이다. 특히
대표작 중 하나인 <소프트 커튼_자유의 마을>은 남북한 접경 지역에 위치한 '대성동 자유의 마을'을 모티프로 삼아,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된 공간의 경계성과 불가시성을
작가 특유의 정제된 화면 속에 녹여냈다. 실재와 상상, 기록과
재구성이 겹쳐지는 이 회화는, 경계에 선 존재의 감각을 한 폭의 풍경으로 풀어내며, 장소성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어간다.

〈소프트 커튼_화이트 III〉, 2025, 캔버스에 유채, 117 × 80 cm / 갤러리현대 제공
문경원은 최근 시력 저하라는 물리적 경험을 겪으면서, 지각과 인식의 조건들에 대해 새로운 회화적 사유를 시도해왔다. 밝음과
어둠, 선명함과 잔상의 사이를 오가는 화면은 이러한 신체적 변화에 대한 회화적 응답으로 읽히며, "나는 풍경을 바라보는 자인가, 그 안에 속한 존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갤러리현대는 “문경원의
‘소프트 커튼’은 미디어 기반의 예술 실천을 회화로 확장한
전환점이며,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그의 예술 세계가 이번 연작을 통해 새로운 층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작가 사진 / 갤러리현대제공
문경원 (b.1969)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로, 영상, 설치, 퍼포먼스, 그리고 이번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인간 존재와 사회 시스템, 그리고 기억과 시간에 대한 사유를 확장해왔다. 전준호 작가와의 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현대차 시리즈 2021’,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2015)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문경원의 작업은 기술과 예술, 개인과 정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동시대 사회의 복합적인 층위 속에서 이미지와 감각이 생성되는 조건을 탐색한다.
특히 ‘소통’과 ‘지연된 시간’, ‘미래의 상상’을
주제로 한 연작들은 관객에게 사고의 여백과 감각의 느린 접근을 유도한다.
이번 회화 연작은 그러한 작업 경로 위에서 물리적 시지각의
변화와 그로 인한 회화적 감각의 이행을 기록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문경원이 지금까지 쌓아온 미디어적
감각과 철학적 질문이 어떻게 회화라는 정제된 매체 속에서도 유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