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2025년 봄 윈도 디스플레이, 전현선, 〈숲의 대화들〉 ©에르메스. 사진: 김상태.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자전적인 이야기를 회화로 풀어내는 작가 전현선(b. 1989)이 올해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봄 윈도 디스플레이를 맡았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내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해 왔다. 1층 쇼윈도에서는 일년에 네 번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국내 작가와 협업해 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윈도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매년 진행해 오고 있다. 역대 참여작가들로는 신미경, 잭슨홍, 홍범, 윤민섭 등이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2025년 봄 윈도 디스플레이, 전현선, 〈숲의 대화들〉 ©에르메스. 사진: 김상태.

올 봄, 윈도 디스플레이를 맡게 된 전현선은 쇼윈도에 “숲과 대화들”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남자 마네킹으로 표현된 화자 즉 화가라는 직업으로 살아가는 자전적인 삶의 모습을 담았다.

제주도에 이주하여 작업하는 작가에게 숲은 무성한 나무와 어떤 대상과 마주칠지 모르는 설렘의 공간으로, 그 자체가 영감이 된다. 때때로 작가는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가 숲 속이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실제로 사생을 하듯 작업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담은 영상 캔버스가 숲 속에 놓여진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2025년 봄 윈도 디스플레이, 전현선, 〈숲의 대화들〉 ©에르메스. 사진: 김상태.

집의 형상이 있는 쇼윈도에서는 창문을 통해 안과 밖에 연결되고 완성된 그림과 일상 속의 사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작가는 이를 본인의 자화상이라고 표현한다. 반려견을 매일 산책시키며, 작업에 대한 구상을 떠올리거나 제주의 바다 수평선에서 공간감에 대해 생각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이번에는 에르메스의 상징인 ‘말’과의 산책으로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정문 양쪽에 있는 두 쇼윈도에 묘사된 자유분방한 정원과 책상의 모습은 전현선의 예술적 태도를 은유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과 유사하며, 책상은 모든 아이디어가 시작되는 장소라고 말한다.

이러한 전현선의 작업은 5월 13일까지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7에 위치한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1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