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un Lee, Notation_outgoing invasion #4, 2024 ©PIBI Gallery

피비갤러리는 2월 6일부터 3월 15일까지 한 해의 시작을 여는 전시로 이영준의 개인전 《Orange Container》를 개최한다.

전시명 ‘Orange Container’는 감각적인 것을 상징하는 색 Orange와 ‘담다, 포함하다’를 의미하는 Contain에서부터 연상된 것으로, 작가는 지난 2-3년간의 작업과정 동안 실험해온 방식들을 한 화면에 감각적으로 담아내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작업 방향성을 견고히 정립해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는 회화적 공간을 경계 짓고 허물며 안과 밖을 오가는 운동성에 대해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Youngjun Lee, Schwuppdiwupp, 2024 ©PIBI Gallery

이영준의 작업은 리드미컬한 핸드 프리 드로잉과 스텐실 패턴 드로잉을 통해 화면 안에서 즉흥성과 반복성(복제 가능성)을 띠며 그래피티를 연상케 한다. 이는 마치 평면성이나 재현, 시대적 관습 등 회화 매체에 따라붙어 온 규범을 해체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수직수평의 규칙적인 그리드, 색면 추상을 떠올리도록 하는 레이어를 또 다른 겹으로 배치하며 회화 그 자체에 대한 본질적이고 초월적인 정신적 깊이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영준은 레이어의 중첩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뒤섞음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작업과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의문을 품도록 하는데, 이는 이번 전시의 출품작을 모두 정사각형 그라운드로 기본 설정하며 그 궁금증을 더욱 짙어지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작가는 특정 시점이나 방향에 얽매여 무언가를 재현하기 위하거나 레이어를 위한 레이어를 쌓는 것이 아닌 대칭과 긴장, 어긋남 속에서 균형을 맞춰 나가는 과정, 그 안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붙잡거나 그대로 묻어버리는 행위 그 자체를 본질로 삼는다.

Youngjun Lee, 7 Layers_ elements, 2024 ©PIBI Gallery

독일과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영준(b.1983)은 2023년 독일 Galerie Sebastianskapelle Ulm e.V.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같은 해 스페이스 카다로그, 2024년 지우헌에서 개인전을 선보였다. 또한, 네덜란드의 IDFX, 독일의 Kunstraum-Leitershofen 및 Galerie der Künstler, 서울의 프람프트 프로젝트와 에브리아트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는 독일 뮌헨시 문화부 작가지원(2023-2026), 독일 바이에른주 작가지원(2023-2024), 독일 예술기금재단 ‘NEUSTART KULTUR’ 특별지원(2021), 바이에른주 장학금 프로그램(2021) 등에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