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갤러리는 송예환 작가의 개인전 《인터넷 따개비들》을 2월 15일까지 개최한다.
송예환은 이번 전시에서 따개비의 생태적 특성에 주목한다. 디지털 식민주의, 기술 유토피아주의, 그리고 팽창주의적 이데올로기의 표면 아래 감춰진
사용자들의 불편함과 불안을 다뤄온 그간의 작업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플랫폼 간 관계를 탐구하는 일련의
작품을 선보인다.

송예환의 작업은 표준화된 플랫폼에 의해 점차 균질화되고 제한되는 현대 디지털 환경의 과도한 편리함을 비판하는
동시에, 이러한 생태계 내에서 소외된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을
탐구하며 그 내면에 가려진 사용자의 불안을 포착한다.
전시는 사용자와 인터페이스가 처음 만나는 표면에서 시작하여 디지털의 심연으로 향하는 서사적 움직임으로 펼쳐진다. 전시 공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관람객은 마치 심해로 잠수하듯 점점
더 조밀하게 얽힌 디지털 생태계의 층위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몰입적 환경을 통해 송예환은 디지털 속박과 심해 탐사의 실존적 도전 사이 평행선을 그린다. 이곳 모두 생존이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는 공간이며, 주체성의 희소성이
산소의 희소성을 반영하고, 주변 힘의 압력이 모든 움직임과 선택을 형성하는 곳이다.
이와 동시에, 송예환의 작품들은 우리가 디지털 인프라의 격동치는 물살을
헤엄치는 동안에도, 네트워크화된 존재 아래 지속되는 환원 불가능한 인간의 본질이 남아있음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