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위켄드룸은
김한샘 작가의 개인전 《NOWON》을 9월 6일까지 개최한다.
서울의 실제 지역인 ‘노원’과 영어 구절 “No One
Wins”의 이중적 의미를 지니는 ‘NOWON’은 작가가 지닌 어린 시절 추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무한히 반복되는 게임 플레이 속에서 누구도 진정한
‘승자’가 되지 못하는 상태를 암시하는 제목이다.
그의 최근 작업은 예술의 범주 안에서 게임적 서사를
성립시키는 독특한 형식 실험으로 이어져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유물론적 회화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그 연장선에서 전시명과 동명의 레트로 플랫포머 게임인 “NOWON”과 그로부터 파생된 오브제
시리즈를 선보인다.

김한샘의 오브제 작업은 디지털로 설계되지만 손으로
다시 빚어지고, 풍화와 웨더링(Weathering) 과정을
거쳐 작가가 기록하고자 하는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다. 이는 그가 출력해 낸 얇은 디지털 이미지를 보강하는
프레임이자, 지나간 세월을 기억하며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 위로하는 행위와도 같다.
한편, 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과 몇몇 조작 가능한 비디오 영상은 관람자로 하여금 단순한 수동적 감상이 아니라 능동적인 플레이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에
개입하게 만든다. 이는 관객의 물리적 행위로 감각적 체험과 의미 생산을 유도하는 미디어 전략이자 디지털
세대의 감정 구조와 문화적 기억을 고고학적으로 되짚어 볼 수 있게 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전시는 서브컬처에 내재한 미학적·존재론적 자원을 동시대 예술로 재배열하려는 작가의 실천적 시도를 최전선에 놓는다. 콘텐츠가 지닌 상업성과 감정적 공감 모두를 끌어안으며, 동시에 이를
조형 언어로 환원하는 작품들로 인해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현되지 못한 과거의 미래들을 환기해 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