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Echoes from the Cabinet》 ©PKM Gallery

PKM 갤러리는 섬세한 미감을 통한 시적 울림의 작업으로 주목받아 온 구현모(b. 1974) 작가의 개인전 《Echoes from the Cabinet》을 7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세라믹 작업, 행잉 및 스탠딩 조각, 페인팅,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로 제작한 신작 28점을 개인의 기억과 철학적인 사유로 엮어내며, 전시 전체를 하나의 서사적인 구조로 구성한다.

구현모는 재료가 지닌 물성과 결의 흐름에 귀 기울이며, 각각이 지닌 밀도와 리듬, 감각과 균형을 탐색하고, 이를 다양한 조형 매체로 풀어내는 데 집중해 왔다. 촉감과 시감, 실재와 개념, 인공과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틈을 세심하게 가로지르는 그의 작업은 관객을 조용하고도 깊은 여운 속으로 초대한다.

Installation view of 《Echoes from the Cabinet》 ©PKM Gallery

본 개인전은 구현모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 온 조형적 사유의 조각들이 전시장을 통해 외부로 확산되는 자리이다. 캐비닛(Cabinet)은 작가의 사적인 작업실이자 아이디어의 저장소를 은유한다. 그곳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각, 사색의 파편들은 메아리(Echoes)처럼 전시 공간 전반으로 퍼져 나가 시각적인 파동을 생성하고 있다.

제각기 자라나는 수풀과 나무들이 풀숲을 이루듯이, 천장과 벽, 바닥면에 놓인 다종다양한 작업들은 유기적인 환경을 창출하고, 그 여백과 사이를 걷는 관객들은 질서와 무질서를 동시에 마주하며 그 사이에서 진동하는 여음을 느끼게 된다.


Installation view of 《Echoes from the Cabinet》 ©PKM Gallery

구현모는 홍익대학교 도예과와 독일 드레스덴 예술학교(Dresden Academy of Fine Art)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의  마틴 호너트 교수(Prof. Martin Honert)에게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사사했다. 그는 아르코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성곡미술관, 뮤지엄 산, 아트센터 나비 등 유수 미술기관의 전시에 참여하고 서울, 파리, 베를린,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구현모는 노벨수상자들의 산지이자 기초과학, 인문학, 예술 등 다학제 간 연구를 독려하는 막스플랑크연구소(MPI-CBG)에서 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