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구립미술관은 중진작가 활성화 기획전시 추진 사업의 일환으로 허윤희 작가의 개인전 《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를 9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는 역량 있는 작가
허윤희의 작품세계를 통해 동시대 미술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인 ‘생태미술’을 중심으로 아름답고 심원한 자연의 생과 본질을 탐구한다.

제 1전시실(3층)에서는 허윤희 작가가 온전히 작업에만 집중하기 위해 제주로 작업실을 옮긴 후,
2023년 10월부터 매일 그리기 시작한 제주 바다의 ‘해돋이
일기’ 연작 110여 점을 소개된다. 자연이 오롯이 안아주고 치유해 주는 그 순간 속 영원함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작가가 제주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여러 계절에 거쳐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상 〈계절의식〉(2025)도
처음 공개된다.
제 2전시실(2층)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인 목탄 드로잉과 벽화 퍼포먼스 영상을 비롯해 ‘나뭇잎
일기’와 독일에서의 프로젝트 등이 전시된다. 전작들을 중심으로
허윤희 작가의 작업에서 주로 다루어온 예술적 주제가 근작 ‘해돋이일기’와의
맥락적 연계 속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작가는 나무의 생이 다해 검게 태워진 목탄을 이용해 대형 벽화를 그려내며 목탄의 가루를 순간의 흔적으로 남기는
반면, 일부러 이를 지워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소멸을 이야기해 왔다. 사라지는 빙하와 멸종 식물들에 대한 관심 또한 사라지는 자연의 일부에 대한 고민과 숙고를 담고 있으며 영원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반추하게 한다.
‘나뭇잎 일기’ 연작은 2008년부터 작업실 가까이에 있던 북한산을 산책하며 발견한 낙엽들을 보고 떨어진 생의 흔적을 드로잉으로 남겨
생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러한 과정 모두 생명의 순환과 영원에의 동경이라는 일관된 힘을 다룬다.
전통적인 방식인 그리기로 묵직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해온 허윤희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생의 아름다움과 자연이
주는 위로, 연대의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