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SP는 그룹전 《이상한
물건들》을 7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너무도 익숙해 더 이상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사물들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일에서 출발한다. 《이상한 물건들》은 그러한 존재들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흙이라는 물질을 통해 기이한 사물로 변모시키는 6인의 조각적 탐색을
주목한다.
본
전시의 사물들은 세계의 안온한 매개물로 머무르길 거부한다. 그것들은 기존의 질서를 이탈하며, 논리 바깥에서 작동하는 물질 그 자체로 현존한다. 그렇게 그들은
분명 어떤 손에 의해 빚어졌지만, 그 손의 흔적을 넘어서 인간과 감응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로
세계 안에서 역동한다.

《이상한
물건들》은 이처럼 고정된 의미나 기능을 넘어서는 사물들의 존재 방식을 탐색한다. 그러니 전시 속 오브제들은
단순한 조형 결과물이 아니라, 몸의 흔적과 물질이 얽혀 만들어낸 사건의 흔적이자 과정인 셈이다.
더
이상 인간의 의도에 종속되지 않은 사물들은 각자의 리듬으로 주변과 연계되고, 때로는 인간의 동작을 유도하거나
흐름을 바꾸는 주체로 작동한다. 그 자율적 활기는 오랫동안 세계를 지배해온 인간 중심적 사고를 교란한다.

본
전시는 어긋남에서 비롯되는 감각의 세계를 끌어안는다. 그 감각은 사물의 표면을 타고 흘러 인간의 피부에
도달하며, 양자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살과 흙으로 만들어진
사물들은 이제 인간과 물질적·감각적 연대를 이룬다. 이 연대는
중심이 부재한 관계적 구성이며, 모든 객체가 각각의 고유한 방식으로 서로를 가로지르는 접촉의 장일 것이다.
《이상한
물건들》은 감각과 물질,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느슨하고 이질적인 연결 속에서 존재론적으로 평평한 세계의
감각을 상상해 본다. 불완전함이 아닌 열려있음으로, 부재가
아닌 가능성으로.
참여
작가: 레나 쿠도, 문이삭, 문혜주, 오제성, 이은영,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