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조각가 엄태정(b. 1938)의 개인전 《세계는
세계화한다》를 8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 작품부터 지금까지 잘 소개되지 않았던 조각
작품과 신작 조각, 회화, 드로잉 총 27점을 선보이며 엄태정의 예술 세계와 철학을 탐구한다.

엄태정은 한국 현대 추상 조각의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196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60년 넘게 조형 예술의 길을 걸어왔다. 엄태정의 작품세계는 고유한 질서의 공간 안에서 사물과 인간, 시간과
공간이 끊임없이 교차하며 고정된 형상이 아닌 살아 있는 구조로서의 존재를 탐구한다.
그는 철,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의 물성과 조응하며 그 안에 시간, 정신성, 존재의
깊이를 담아낸다. 철의 물질성에 매료되어 초기에는 강렬한 철 조각을 선보였으며, 이후에는 구리, 청동, 알루미늄을
활용하며 사물의 사유 공간과 시간에 대한 조형성에 몰두해 왔다.

엄태정의 작품은 시적이고 명상적인 공간을 품으며, 단순한 형상을 넘어서
하나의 세계를 열고 인간이 머무는 열린 장을 형성한다는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동양적 철학, 전통적 자연관과 우주론을 사유하는 작업 세계는 물질과 정신을 아우르는 깊은 조화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