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A Certain Garden》 ©DrawingRoom

드로잉룸은 유진식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어떤 정원》을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진식은 조각과 평면 작업을 병행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소유하거나 이름 붙일 수 없는, 그리고 모든 생명이 함께 머무르는 ‘어떤 정원’을 공유한다.

Installation view of 《A Certain Garden》 ©DrawingRoom

전시 《어떤 정원》은 유진식 작가가 정체성과 기억, 자연에 대해 고민하며 구축한 복합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라쿠(Raku)' 기법으로 제작되었으며, 고온에서 가열된 도자에 가연성 물질을 접촉시켜 생성되는 예측 불가능한 흔적들은 불과 연기라는 자연 요소를 통해 작가의 어린 시절 기억, 가족과 의례의 장면을 환기시킨다.

‘Messenger’ 연작에 등장하는 흙으로 빚은 존재들은 인류가 사라진 이후에도 남을 상징적인 형상들로, 작가는 이를 “갖지 않을 나의 아들들”, “죽은 뒤에도 제사를 이어갈 전령들”이라 표현하며,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정체성의 이야기를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Installation view of 《A Certain Garden》 ©DrawingRoom

《어떤 정원》은 또한 다양한 경계와 구분을 흐트러뜨리는 시도이기도 하다. 도자라는 매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조각, 추상화된 인체, 타일의 배열, 부조적인 내러티브가 하나의 세계로 결합되며, 작가는 개인적인 기억과 공동체의 역사, 신화적 상상과 동시대 감각이 어우러진 정원의 풍경을 제안한다.